2010. 2. 23. 08:55 Review/Sound?

저음 이야기




k701을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이 난다
저음부가 아예 없구나? 하는 느낌...

나는 헤클이나 기타 싸이트에서 에이징이 되면 저음이 꽤 나옵니다 라고 올라오는 글들을 결코 이해할 수 없었다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었다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나 나으 내공 문제었구나




내가 평소에 음악을 들을 때 사용하는 제품은 세가지다

내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커다란 인켈pro 스피커
Ergo Model2
K701


요 세가지를 돌려가면서 듣다보니 중요하게 깨닫는 부분이 있어서 한번 썰을 풀어놓고자 한다
길게 쓰는게 평소 습관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짧게 ^^;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음감 생활은 굉장히 상대적인 영향이 강하다


중학교 때 아마 역치라는 개념을 배우셨을 것이다
신경 세포가 있는데 처음에는 50만큼 자극 하면 50이라는 값을 알아듣지만
그 다음 바로 60을 자극하면 60을 알아 듣는게 아니라 60 - 50 만큼의 고작 10이라는 자극을 느낀다는 것이 주된 내용..


음감도 비슷비슷하다

처음 들어서 50이라는 쾌감을 느꼈다면
일정 시간 내에 그 50이라는 쾌감을 다시 맛보려면 무려 100이라는 값을 넣어줘야 하는듯 싶다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대충 의미는 전해졌으리라 생각한다

마치 잔인한 영화를 보다보면 더욱더 잔인한 영화를 보지 않는한 감흥을 못느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맞으려나?


평소에는 두 헤드폰을 바꿔서 듣곤한다 
성격상 원래 하나에 완벽히 빠지지 못하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이여자도 좋고 저여자도 좋고 다 좋아하는 바람기와 연관된 탓인지(단지 모니터에서 안나올뿐)

한녀석만을 애용하지는 못하고 계속 바꿔서 듣는 습관이 있다
일부 다처제라고 하면 옳을려나

그러다가 공교롭게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전혀 아무런 감흥도 오지 않고
귀찮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거의 스피커로 음악을 들었었는데
아마 그 계기가 클래식 음악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집에있는 헤드폰들로는 도저히 벳토벤 할아부지가 노래를 잘 부를 수가 없어서(엥??)
너무나 멋있고 웅장하고 스펙타클한 것들이 표현이 안되는 차이 때문에
비록 꼬물 앰프, 스피커로 음악을 틀었지만 헤드폰보다 나은 감동을 전해주었다


그렇게 계속 헤드폰에 흥미를 잃은채로 또 스피커로만 음악을 듣다가

어느날 k701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래된 나의 옛 연인 k701과의 만남

그런데 이 때 나는 좀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예전과 다르게 들리는 k701의 소리

얼레? 얘 저음이 없는게 아니었네??
신기했다

저음이 나와주는 것이었다

큰골격은 변화가 없지만 저음부가 아예 없던 것이 아니었구나
이런 다시보게 되는 느낌

여자로 따지면 가슴이 절벽인줄 알았는데 a컵이네요 이런 느낌...

다른 시각으로 보게된 k701과 또다시 몇주간을 사귀다가
간만에 Ergo Model2가 보고 싶어졌다

!!!
이번에는 전보다 더욱 심하게 놀랐다

Ergo Model2가 이렇게 저음이 멋있었나?
너무나 매력적인 엄청난 저음부
왜 이것을 여태 눈치채지 못했지??



문득 생각난 내가 예전에 끄적여놓은 헤드폰 사용기들
아아... 정신이 희미해져갔다

나름 열심히 썼다는 리뷰들이 부끄러워졌다
예전에 저음 약한 것 같다고 써놓은거 어쩌나
이렇게 훌륭하고 우람한 하지만 괴롭지 않은 맛깔나는 저음부가 있는데
완전 딴판으로 써놓았으니 참 난감했다

글을 다 삭제하고 id도 삭제하고 도망칠까
소심쟁이는 자신이 싸지른 글 때문에 불안불안 했다
사람들이 마구 비웃을 것만 같았다 구..국외로 도주할까?

근데 뭐 사실 그렇게 큰 영향력은 없으니 상관은 없겠지만
그래도 꽤 자부심을 가지고 최대한 성향에 대해 묘사한 글이었기에 너무 부끄러웠다


그러면서 한가지를 깨달았는데
바로 레퍼런스 시스템이 있고 왜 그것과 비교하면서 성향 파악을 하며
테스트를 진행하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
.
.


그렇다

나의 귀는 HFI780을 사용하던 시절 밀폐형의 몰아치는 강룍한 저음을 느끼며 살아가다가
그보다는 약한 Ergo Model2의 저음을 듣고 아 얘 저음이 약하네 라고 느낀 것이다

쉽게말해 매일 1톤짜리 아령을 들어올리던 근육맨이
옆에 친구가 500kg 짜리 역기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고
"아아 얘네 완전 허약체질이네, 군면제겠네" 라고 치부해버린 것과 비슷하다라고 하면 맞으려나 모르겠다

아아- 찌질하게 핑계를 대고 도망칠 수 있는 도주로를 만든 것인가요?
라고 자신에게 물어보지만

그...그런 것이 아니야!!
인체능력의 하 한계야!!!


음감이 철학같이 오묘하게 걸어들어가는 분야는 아닐텐데
괜히 복잡스레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느 먼 나중에 언젠가에 이 글을 보면 쓴웃음을 짓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는 항상 언제나 진리의 어구
남이 뭐라고하든간에 내가 좋으면 좋은거! 라는 마인드를 다시한번 상기시켜 보도록하자



'Review > Sou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part2 부록...  (0) 2010.03.10
ipod nano 5th generation review  (1) 2010.03.05
EXS X-10 사용기  (4) 2009.10.08
K701 사용기 - VS Ergo Model2  (3) 2009.10.02
headshox metal  (0) 2009.09.17
Posted by 쵸코케키

블로그 이미지
chocokeki
쵸코케키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