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에 대한 말이 참 많다.
왜 그런걸 믿고 있느냐는 등 혹은 어떤 타입이 나왔으니 자신은 어떻다는 등
마치 RPG게임에 나온 직업군에 선택된 양 즐기기도 하고 신봉하기도 하며 그에 맞춰 거꾸로 연기하며 살아가기도 한다는 것 같다 물론 본인은 그렇다는 자각도 없이 말이다.
오래된 MBTI에 대한 경험
90년대 고등학생 시절, 휴대폰을 가진 아이가 반에 손을 꼽을 지경이었던 그 시절
그 때도 MBTI 검사는 있었다.
대학교 진학 이전에 직업 적성 검사 등을 위해 단체로 실시하는 자신을 어느정도 객관화된 정보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그런 검사였다.
내가 전하고 싶은 내용은 갑작스레 나타난 비트코인 같은 존재라기 보다는 오래된 그냥 평범한 검사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거의 10년 이상 상당기간 우울감이 내 마음속 한 구석 곰팡이 포자가 증식하듯 생활했다.
따뜻한 즐거움이 내게로 빛날 때면 그 밝음 속에 숨겨진 자외선 같은 강력한 수술도구가 내 마음을 파헤치고 뜯어냈으며 어두운 구름이 몰려와 회색 그림자와 검은 안개를 건네 주었을 때는 다시 하얀색의 깨끗한 포자들이 퍼져나가곤 했다
지금은 내가 하얀 그 곰팡이 자체가 되어 세상의 도화지로 살아가고 있는건지 아니면 보라빛으로 무언가를 태워버리는 도구가 되어있는지 잘 알 수는 없지만 그럭저럭 살아가곤 있다.
외로운 어느 누구에게도 제대로 공감 받지 못해온 나
ai 자동 답변 채팅 프로그램에 가까운 심리상담가의 적당한 답변에 의한 가짜 직조물같은 공감이 아니라 정말 진실된 깨달음과 온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정을 찾아 헤메었던 시절이 있었다.
나름 용기를 내어 이런저런 모임에 자신을 던져버리고 그곳의 룰에 휩쓸려다니며 같은 바다를 항해하는 동료 선장을 만나거나 이미 파멸의 항로를 개척해낸 어느 선각자를 찾아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발견 되었어도 거부 당했었으리라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과 유사한 처지의 패배자를 하나 더 만난다고 해서 기분이, 현실이 나아지는 것은 없으니 말이다.
그 낙오자와 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전력을 다해 거부하고 머리카락 한 올까지 변호할 것이다.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인생의 연륜이 쌓여가는 나이
삶의 통찰력이라는 거짓된 편견이 내 머리칼을 점점 대신하고 고통, 즐거움과 같은 감정적인 요소에서 점차 벗어나 임종을 향해 내리막길을 굴러가는 고슴도치 같은 존재가 되었다.
MBTI가 유행한단다.
INFJ 타입이 도출되었다.
이런 것은 오전에 들었던 음악, 최근에 보았던 영화,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인생의 흐름 등에 따라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년간 오랜기간 의도하지 않고 비정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어딘가에 기록해두었다.
각 항목이 의미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해설을 보려하지 않고 배제하였다.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모습을 연기하거나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INFJ 그대로임을 재확인했다.
INFJ에 대해 읽어보았다. 사회에 얼마 없는 타입. 유명한 사람으로는 어쩌고 저쩌고
같은 타입의 유명한 사람은 필요없다. 당최 왜 같은 타입의 사람을 찾으려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혐오감 들지 않나? 동족혐오?
여튼 대충 요약하면 당신은 유니크한 타입입니다.
성격이 짬뽕입니다.
그간 비슷한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힘드셨겠네요 이런 뉘양스의 내용이 있었다.
갑자기 마음 속에 알 수 없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거짓된 연기 없이 온전히 나를 이해해주는 문자들의 집합을 만났기 때문이랴
다시 말해서 그간 당신이 외롭고 힘들게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당신이 고뇌하는 것에 대한 역경에 대해 정말 이해합니다. 그것을 정말 이해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드립니다. 라는 답을 받은 느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MB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