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미 독거미 하길래 사봤다.

그 가격에 키 스위치 없이 그냥 키보드 자체만 구해도 꽤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이 들어 구매를 했다.

레이니? 키 배열이 게임용이라 개발자에게 맞지 않는 구조라 사용할 수 없다.

 

레이니 후기를 보면 이런게 보이더라고

우리 남친이 개발자에요. 선물해줬는데 너무 마음에 들고 잘 사용하더라구요.

그렇겠죠....여친이 키보드 선물해줬는데 그걸 불편하다느니 못쓰겠다느니 할 수 있겠습니까? 상식적으로

 

다른 언어 개발자는 모르겠고 C 개발자는 home/end 키를 자주 사용합니다.

include 쓸 때, global 변수 혹은 static function prototype 선언할 때 home으로 자주 가야하거든요

end는 언제 쓰냐고? 새로 함수 추가하거나 include 파일 마지막에 #endif로 마무리하거나 컴파일러에서 나오는 헤더 파일 제약 사항 중에 마지막 줄은 공란으로 채우고 EOF가야하거든요

 

근데 그 자주쓰는 키들의 배열을 바꿨다? 이건 편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ESC를 F4와 F5 사이 위치로 옮겨놓고 이거 적응하면 되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뭐 이딴소리하는 거랑 같은 맥락입니다. 

 

키보드 영타를 75키로 시작했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풀배열로 시작했을텐데요

편하다는 소리가 나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조만간 레이니 87나오면 재빨리 달려야지 ㅎㅎㅎㅎ

 

여튼 독거미 이야기 하는 자리니까 독거미 이야기만

독거미 F87 쓰면서 다른 기계식/펜타그래프 등등등 키보드에서 맛 볼 수 없었던 심각한 부분들을 적어봅니다.

 

짜증나는 문제 1.

키 소리 극혐(소리가 크다는 의미가 아님) - 회축

유튭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녹음한 키보드를 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별로 그렇게 큰 감흥이 없어서 구매를 했었으나

실제로 받아서 키보드를 쳐보니 오메 이거 망했다 하는 생각이 1순위로 들었습니다.

 

소리가 너무 싫은 소리가 나요, 혐오감이 드는 소리가 납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짜증이 나는 소리가 납니다. 이게 그 소리 톤의 문제인지 뭔지 구체적으로 묘사를 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음역대인지 뭔지 묘한 조합이 되어 키보드 치는 소리가 매우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는 소리가 납니다.

 

가끔 조약돌 소리라고 표현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런 소리 아니구요 조약돌 진짜 개 짜증나네 미친 유행입니다.

한물 간 유행이긴 하지만 조약돌로 내 머리통을 박살내는 소리가 난다 이런 생각을 가지시면 이해가 잘 될 것으로 예상 됩니다.

 

짜증나는 문제 2.

물컹 물컹

이건 여태 살면서 키보드 쳐보며 느껴보지 못한 부분이라 너무 당황스러운데 물컹거린다

아니 이게 뭔소리여? 키보드가 물컹거릴 수가 있어?

-> 네 맞습니다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키를 강하게 누르면 키보드 판 전체가 쑥 들어갑니다.

진짜 엄청나게 당황스러워요

키보드라는게 어떤 판 위에 스위치를 끼고 그 위에 키캡을 씌운거잖아요? 그 어떤 판이라는걸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구조가 없나봅니다. 미친거 같아요 왜 싼지 알 것 같아요

이 느낌이 좋다구요? 이건 좋을 수 없는 느낌입니다 당황스러워요

키를 강하게 누를 일이 없다구요? 강하게 안눌러도 일반적으로 타이핑해도 그 물컹거리는 느낌이 전해져옵니다

씹던 껌을 발로 짓이기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짜증나는 문제 3.

키압이 낮아서 손가락 대고만 있어도 키가 입력되는 케이스가 있음

개발을 할 때 뭔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이럴 때 키가 주우우우우욱 입력되는 일이 드물게 나옵니다

회축을 썼는데 이정도면 다른 축은 어떨지 ㅎㅎㅎㅎ

이건 스위치를 다른 것으로 변경하면 해결 되는 문제이긴 합니다.

그런데 다른 스위치도 결국 돈주고 사야하는 거잖아?

 

키압 문제는 스위치 교체하면 되고 소리 문제도 스위치 교체하면 되는데 이 물컹거리는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냥 익숙해지도록 적응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으....풀알루를 시장이 원하는 이유가 다 있어요

다들 말은 안했지만 조약돌 그 놈의 틀니 딱딱 맞부딪히는 소리랑 물컹거리는 액체괴물 느낌을 극혐하고 있었던 것이죠

Posted by 쵸코케키

아파트에 이슈가 생겨서 주민들끼리 언성을 높히며 싸움이 벌어졌다.

논리적으로 토론을 하기 위해 자리가 마련되었으나 정말 놀랍게도 진짜 정말 놀랍게도 인터넷에서 볼만한 수준으로 급발진하고 큰 목소리로 참을성 없이 별 것 아닌 것으로 모욕하고 상대방이 의견을 말할 시간도 주지 않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장년층이나 노인들이냐고?

아니! 절대로!!

 

30대 중후반부터 50~60대까지 다양했다.

다들 서울 시내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을 정도면 나름 회사에서 어느정도 소위 팀장이나 파트장 정도의 직위는 가지고 있나보다. 아니면 사업을 한다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 누군가에게 꿀릴 것 없다 이런 느낌으로 가득 찼다고 해야할까

모두들  어깨에 힘이 엄청 들어가있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절대 밀리지 않는다. 이런 마인드가 목소리 깊은 곳부터 느껴진다.

 

인간 혐오가 생겼다.

 

그냥 핵폭탄 같은 것으로 아파트 단지내에 사는 모두를 몰살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죄 없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이나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회의가 있는지도 모르는 수많은 주민들도 그들이랑 별반 다를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착하게 참하게 자라도 역겨운 사람들이랑 사회에서 부딪히면서 살아가야 하다니

이런 사람들과 같은 지역에서 엮겨 살아야 하는 생각이 들자 인생 살아서 뭐할까 하는 극심한 회의감이 나를 가득 채웠다.

 

푸드 포르노라는 것이 있듯 레이지 포르노라는 게 있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리라

 

발언권 없는데 자기는 바쁜시간 희생해서 나왔으니까 꼭 발언을 해야겠다고 또박또박 도도한 목소리로 쳐말하고 계셨던 젊으신 여사님. 사회자가 발언권 받고 말하라고 가이드를 해도 발언권이 뭔지 태극권이랑 비슷한거로 착각하고 있는건지 한국인이 맞는지 아닌지 면상을 보고 싶었으나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아파트에서 돌아다닐 때 그 사람을 보자마자 내 표정이 역겨운 똥을 본듯한 느낌으로 변할까봐 정말 바닥만 끝까지 바닥만 바라보았다.

 

한 사람당 주어진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시간을 왜 측정 안하고 있냐 내가 다 봤다 저 사람은 왜 시간을 더 주냐, 심지어 발언권도 없는 상태에서 당신이 말하는건 뻔한거니 들을 필요 없다면서 지가 맘대로 대화를 자르는 등 목소리는  주식에 물려서 반쯤 억울한 분노가 가득했던 그 젊은 빡대가리 놈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보고 싶었으나 그 얼굴을 보는 순간 토사물을 본듯한 표정을 나도 모르게 짓게 되지 않을까 싶어 정말 바닥만 끝까지 바라보았다.

 

아니 뭐 얼마나 심각한 주제를 가지고 저러고 앉아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문제의 발단은 그닥 현명하지 못한 이슈로 시작된 것이 맞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반대하는 측의 자세도 시궁창일 필요는 없잖아?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니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덜 된 새끼들이다.

회의에 참석한 새끼들은 이번 회의에서 뭔가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내고 더 잘되도록 해보자는 목표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냥 그 회의에서 상대방에게 지지 않겠다는 이 생각만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내가 절대 지고 들어가지 않겠다. 나는 무조건 이 회의에서 이기겠다. 이런 생각 밖에 없어보였다.

이겨서 뭐하게? 회의의 목적은 승패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바꿀 수 있을까 였는데

 

나는 이 역겨운 토론같지 않은 저열한 수준의 병신같은 모임에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1시간 정도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후일담으로 들었는데 경찰까지 불러서 겨우 해산했다고 한다.

 

더불어 정치가 왜 중요한지 바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더 슬픈 생각도 들었다.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바로 그 대사가 떠올랐다.

개나 돼지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불가능한 분노로 가득찬 사람들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다.

목소리가 크면 자기가 뭐라도 해냈다는 성취감에 도취되나보다.

야 이 멍청한 새끼야 웅변 대회가 아니라 결론을 내야 하는 논리적 토론이라고

 

결정적으로 이런 수준의 사람들과 같이 살 수 밖에 없는 내가, 내 가족이 너무 불쌍했다.

인간 혐오가 생겼다.

Posted by 쵸코케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chocokeki
쵸코케키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