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이슈가 생겨서 주민들끼리 언성을 높히며 싸움이 벌어졌다.

논리적으로 토론을 하기 위해 자리가 마련되었으나 정말 놀랍게도 진짜 정말 놀랍게도 인터넷에서 볼만한 수준으로 급발진하고 큰 목소리로 참을성 없이 별 것 아닌 것으로 모욕하고 상대방이 의견을 말할 시간도 주지 않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장년층이나 노인들이냐고?

아니! 절대로!!

 

30대 중후반부터 50~60대까지 다양했다.

다들 서울 시내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을 정도면 나름 회사에서 어느정도 소위 팀장이나 파트장 정도의 직위는 가지고 있나보다. 아니면 사업을 한다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 누군가에게 꿀릴 것 없다 이런 느낌으로 가득 찼다고 해야할까

모두들  어깨에 힘이 엄청 들어가있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절대 밀리지 않는다. 이런 마인드가 목소리 깊은 곳부터 느껴진다.

 

인간 혐오가 생겼다.

 

그냥 핵폭탄 같은 것으로 아파트 단지내에 사는 모두를 몰살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죄 없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이나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회의가 있는지도 모르는 수많은 주민들도 그들이랑 별반 다를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착하게 참하게 자라도 역겨운 사람들이랑 사회에서 부딪히면서 살아가야 하다니

이런 사람들과 같은 지역에서 엮겨 살아야 하는 생각이 들자 인생 살아서 뭐할까 하는 극심한 회의감이 나를 가득 채웠다.

 

푸드 포르노라는 것이 있듯 레이지 포르노라는 게 있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리라

 

발언권 없는데 자기는 바쁜시간 희생해서 나왔으니까 꼭 발언을 해야겠다고 또박또박 도도한 목소리로 쳐말하고 계셨던 젊으신 여사님. 사회자가 발언권 받고 말하라고 가이드를 해도 발언권이 뭔지 태극권이랑 비슷한거로 착각하고 있는건지 한국인이 맞는지 아닌지 면상을 보고 싶었으나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아파트에서 돌아다닐 때 그 사람을 보자마자 내 표정이 역겨운 똥을 본듯한 느낌으로 변할까봐 정말 바닥만 끝까지 바닥만 바라보았다.

 

한 사람당 주어진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시간을 왜 측정 안하고 있냐 내가 다 봤다 저 사람은 왜 시간을 더 주냐, 심지어 발언권도 없는 상태에서 당신이 말하는건 뻔한거니 들을 필요 없다면서 지가 맘대로 대화를 자르는 등 목소리는  주식에 물려서 반쯤 억울한 분노가 가득했던 그 젊은 빡대가리 놈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보고 싶었으나 그 얼굴을 보는 순간 토사물을 본듯한 표정을 나도 모르게 짓게 되지 않을까 싶어 정말 바닥만 끝까지 바라보았다.

 

아니 뭐 얼마나 심각한 주제를 가지고 저러고 앉아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문제의 발단은 그닥 현명하지 못한 이슈로 시작된 것이 맞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반대하는 측의 자세도 시궁창일 필요는 없잖아?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니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덜 된 새끼들이다.

회의에 참석한 새끼들은 이번 회의에서 뭔가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내고 더 잘되도록 해보자는 목표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냥 그 회의에서 상대방에게 지지 않겠다는 이 생각만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내가 절대 지고 들어가지 않겠다. 나는 무조건 이 회의에서 이기겠다. 이런 생각 밖에 없어보였다.

이겨서 뭐하게? 회의의 목적은 승패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바꿀 수 있을까 였는데

 

나는 이 역겨운 토론같지 않은 저열한 수준의 병신같은 모임에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1시간 정도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후일담으로 들었는데 경찰까지 불러서 겨우 해산했다고 한다.

 

더불어 정치가 왜 중요한지 바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더 슬픈 생각도 들었다.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바로 그 대사가 떠올랐다.

개나 돼지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불가능한 분노로 가득찬 사람들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다.

목소리가 크면 자기가 뭐라도 해냈다는 성취감에 도취되나보다.

야 이 멍청한 새끼야 웅변 대회가 아니라 결론을 내야 하는 논리적 토론이라고

 

결정적으로 이런 수준의 사람들과 같이 살 수 밖에 없는 내가, 내 가족이 너무 불쌍했다.

인간 혐오가 생겼다.

Posted by 쵸코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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