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는 내가 행동하는 선을 향한 행동들이 신께서 보고 이 모든 것을 돌려주실꺼라는 어느정도 나의 카르마를 쌓는데 목적이 있었다.

칭찬을 받거나 아니면 뭔가 되돌아온다는 생각으로 행동했다.

무의식중에 남을 돕는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을 마치고 기분이 좋아지며 행운이 돌아올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신이 우주와 은하를 보고 겁에 질려 사라진 뒤 최초로 선한 행동을 할 때 나는 강한 이질감을 느껴야 했다.


일련의 행위를 마친 뒤 머리속에 그가 있던 곳으로 찾아갔을 때 내 마음의 또다른 나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냥 텅 비어있는 어느 한 공간 만이 존재했다.


잠시 익숙했던 있어야 할 존재가 없자 나는 당황함에 순간 혼란스러웠다.

20년 이상을 함께 했던 채찍달린 거울이 떠난다는 한마디 없이 갑작스레 사라져있으니 놀랄만도 하지.


그곳에서 잠시금 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런 남을 돕는 행동을 해야하지?


이른바 '착한' 행동을 왜 해야하는가 이 기본적인 일상 행위 자체에 다시 의미를 부여하는 유치원생이 해야 할 법한 일을 해야했다.


모든 행동을 하기 전 결과를 예상하거나 목표를 정하고 당위성을 확보하고 수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익숙해지기 전 최초 몇 차례는 분명 여러번 디자인하고 뇌의 어딘가에 데이터를 기록해야 했을터


내가 왜 쓰레기를 고생스럽게 들고 있다가 쓰레기통에 넣는 고생을 해야하지? 그냥 몰래 버리더라도 아니 불법적이지 않게 별로 착하게 살지 않더라도 상관없지 않나. 우주 넘어 우리 은하계를 넘어 시간, 중력, 차원 외 알 수 없는 미지의 장소로 도망간 그가 언젠가 나에게 다시 내려와서 커다란 선물을 가져다 주지 않는데 내가 무엇을 위해 이런 행동을 해야하는 걸까?


도덕관념 같은 기초가 흔들렸다.


거기서 더 나아가 왜 살아야 하는가 같은 아주 핵심적인 가치에 대한 의문도 같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정확히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1년이 넘게 오랜 기간동안 이런저런 책을 읽었다.

물론 그 책들을 모두 이해하고 머리속에 정리하지는 못했다.


책을 읽으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졸고 이해를 못해 다시 읽고 단순 글씨만 보고 남는 것 없이 흘러가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나름의 논리로 자신을 깊은 곳에서 설득하고 납득할 수 있는 부분들로 채우고 다시 쌓았다.


결국 나는 더 가벼운 마음으로 무언가에 묶여있지 않고 자유로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쵸코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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